거제지역경제는 물론 국가적 수출 주력기업인 대우조선해양(대표이사 고재호)가 11일 창립 40년 주년을 조용하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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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호 사장 | 하룻밤 사이에 태어나고 사라짐이 반복되는 험난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제조업을 기반으로 수십년 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지위를 유지해 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이 회사는 모 그룹 해체 이후 공적자금 투입으로 되살아난 모범 기업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대한조선공사가 정부의 중화학공업 정책에 부흥해 건설을 추진했던 옥포조선소가 1973년 10월 11일 착공식을 가진 뒤 제1차 석유파동으로 공사가 지지부진하자 정부가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에게 인수를 요청해 탄생했다.
최초 제안을 김 회장은 거부했지만 정부는 그의 뜻과는 관계없이 인수 결정을 발표함으로써 1978년 10월 28일 회사의 전신인 대우조선공업이 출범했다. 이후 종합중공업 기업을 표방하는 대우중공업으로 전환한 뒤 회사는 대우그룹의 간판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과 함께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조선 세계 1위 국가로 등극하고 현재까지 지위를 유지하는 데 있어 큰 기여를 했다.
한국 조선업이 급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EU 지역 조선소들이 불황을 겪자 이들 또한 한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들며 WTO에 제소를 했다. 이 분쟁 역시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대우그룹 해체 후 대우중공업은 사업부문별로 쪼개졌고, 이 때 독립한 대우조선해양은 그룹 부채를 떠앉고 채권단 관리 하에 들어갔다.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한 2001년 이후 독립경영체제를 지속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상선에 이어 해양플랜트, 특수선, 신재생 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세계 3대 조선사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하지만 창립기념일은 휴무만 하고 특별한 행사 없이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다. 경제 상황이 워낙 안좋아 외부의 시선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대 현안인 새주인 맞이를 위해 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추진중이지만 인수에 나서려는 이가 없어 고민이다. 제대로 된 생일잔치상은 새주인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차리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경영진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