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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타고 바다 건너 거제에서 봄 갈아타다
용선정
2014. 4. 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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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북병산 정상에 올라 섬 산행의 특권인 탁 트인 바다 조망을 만끽했다. 산 아래 왼쪽부터 구조라해수욕장과 내도, 외도, 망치몽돌해수욕장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더 가면 해금강이 나타난다. |
봄바람이 살랑살랑~. 계절이 계절인지라 부산∼거제 직행버스(2000번) 소식을 들을 때마다 자꾸 거제의 봄철 미각이 겹쳐 떠오릅니다. 그런데, 저만 이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니더군요. 점심 시간에 맞춰 거제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좌석이 반만 찼는데도 시끌벅적합니다.
"세상 참 좋아졌어! 파도가 높아 뱃길이 끊길 때 부두에서 발만 동동 굴렀는데…."
시내버스로 거제까지 가는 게 실감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나이가 지긋한 승객들은 소풍 나온 어린이처럼 들떠 있습니다. 바람 쐬러 가는데, 어디 가면 좋겠느냐고 운전기사에게 연신 질문 공세를 퍼붓기도 합니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하단역 3번 출구 앞에서 출발한 버스는 40분 만에 거제 외포에 도착했습니다. 종점인 연초까지는 70분 걸린다고 했지만 시원하게 달린 덕분인지 1시간 만에 도착했습니다. 부산시내 혼잡구간과 비교하면, 와우~! 요금도 시외버스의 반 수준인 4천200원(교통카드)에 불과하고.
네 바퀴로 가는 거제 길이 열린 데 이어 시내버스까지 투입되자 산꾼들이 신이 났습니다. 길이 빨라져 산행시간에 여유가 생겨 당일치기로 섬 산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지요. 1시간+α로 섬 산행 초입에 들어설 수 있다는 건 도심산행에 맞먹는 접근성입니다.
벌써부터 봄이 오면 진달래 천지가 되는 봄꽃산행의 지존, 대금산 등반을 벼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2000번은 대금산 산행의 들머리와 날머리가 되는 외포와 흥남 모두에 정차합니다. 부산에서 아침밥을 챙겨 먹고 거제로 가볍게 넘어와 봄꽃 섬 산행을 느긋하게 즐기고도 해가 떨어지기 전 귀갓길에 오를 수 있지요. 이 코스는 거제 시내버스를 환승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부산일보 산&산 팀은 시내버스를 환승하는 북병산에 도전했습니다. 2000번을 타고 가다 거제소방서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두 차례 갈아타면 산행 초입인 망치리 망양마을까지 2시간 내에 닿습니다.
물론 2000번이 고현까지 들어가지 못한 데다 연초가 종점이라는 불편과, 하루 몇 차례만 운행되는 버스노선이 있어 일부 접근하기 어려운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가 갈라놓았던 그 길이 시내버스로 이어지면서 거제지맥이 동네 산의 친숙함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옥녀봉, 산방산, 노자산…. 아기자기한 능선 상당수는 '시민의 발'로 이어집니다. 버스를 타고 떠나는 섬 산행, 함께 떠나실까요? 따사로운 봄볕에 반짝이는 쪽빛 바다가 손짓하고 있습니다. 버스 차창 밖 섬 풍경에 눈이 시릴 준비가 되셨나요?
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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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대금산 : 하단~ 외포 또는 흥남(40분) ②옥녀봉 : 하단~거제소방서(50분)~대우조선해양남문(7분) ③북병산 : 하단~거제소방서(50분)~구조라(30분)~망양(2분) ④계룡산 : 하단~연초(70분)~고현(3분)~거제시청(8분) ⑤노자산 : 하단~연초(70분)~고현(3분)~평지(50분) ⑥산방산 : 하단~연초(70분)~고현(3분)~방하(1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