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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들의 명절 수난

용선정 2011. 9. 18. 15:37

조상님들의 명절 수난
 
                     

 

 

명절 때 쫄쫄 굶은 조상 귀신들이 모여
서로 신세를 한탄했다.


씩씩거리며 한 조상귀신이 말했다.

“설날 제사 음식 먹으러 후손 집에 가보니,
아, 글쎄 이 녀석들이 교통체증 때문에
처갓집에 갈 때 차 막힌다고,
새벽에 벌써 지들끼리 편한 시간에
차례를 지내버렸지 뭔가?


가보니 설거지도 끝나고 다 가버리고 없었어,”

두 번째 분통터진 조상귀신이 말했다.
“자넨 그래도 나은 편이여,
나는 후손 집에 가보니 집이 텅 비었더라구.
알고보니 해외여행 가서 거기서 제사를 지냈다는 거야.
거길 내가 어떻게 알고 찾아가누?”


아까부터 찡그리고 앉은 다른 조상귀신,


"상은 잘 받았는데


택배로 온 음식이 죄다 상해서


그냥 물만 한 그릇 먹고 왔어."


뿔난 또 다른 귀신,
"나쁜 놈들!
호텔에서 지낸다기에 거기까지 따라 갔더니,
전부 프라스틱 음식으로 차려서 이빨만 다치고 왔네."


열받은 다른 조상귀신이 힘없이 말했다.


“난 말야. 아예 후손 집에 가지도 않았어.


후손들이 인터넷인가 뭔가로 제사를 지낸다

고 해서,


나도 힘들게 후손 집에 갈 필요없이


편하게 근처 PC방으로 갔었지.”


“그래, 인터넷으로라도 차례상을 받았나?”


“먼저 카페에 회원가입을 해야된다잖아.


귀신이 어떻게 회원가입을 하노?


귀신이라고 가입을 시켜 줘야지!

에이망할 놈들!”

 

웃으면 복온당케 건강하세요!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