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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꽁꽁` 이런때 급성 심근경색 조심

용선정 2012. 1. 1. 21:20

 
 

1994년 북한 김일성 주석에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마저 지난 17일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면서 이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의 경우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이후 급성 심근경색 문의전화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심근경색은 돌연사 원인의 80%를 차지하는데, 발병 때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에 따라 생사를 달리한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일단 발생하면 사망률이 30% 정도고 병원에 도착한 후 사망률도 5~10%에 이른다. 또한 환자 중 약 3분의 1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 사례에서 보듯 급성 심근경색은 한번 발병하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기업인 김병모 씨(49)는 김정일 사망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신도 몇 개월 전 급성 심근경색이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운동 중에 갑자기 가슴이 뻐근하고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났다. 단지 운동부족과 피로누적 때문이라 여겼지만 증상이 지속돼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급성 심근경색이라는 진단을 받은 김씨는 조금만 늦었어도 돌연사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의사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 오전 7시께 급성 심근경색 발병 많아

심근경색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동맥경화증과 협심증이다.

동맥경화증은 혈관이 기름기와 혈전에 의해 막히는 것을, 협심증은 심장혈관(관상동맥)이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 심근경색증은 동맥경화나 협심증에 의해 심장의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으로 완전히 막혀서 심장근육이 괴사(죽는)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심근경색증에 따른 돌연사 증가는 협심증 환자 추이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협심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51만2000명으로 2006년 43만9000명에 비해 15% 이상 늘었다. 연평균 4%씩 증가한 셈이다. 협심증 환자 비중을 연령별로 보면 지난 5년 동안 60대 비중이 30% 이상으로 가장 높았으며 50대 23~24%, 70대 20~25.7%였다. 50대 이하 환자비중은 점점 감소하고 있지만 60대 이상 환자비중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60대 이상 환자비중은 2006년 55.5%에서 2010년 63.9%로 8.4%포인트 늘었다.

심근경색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고혈압, 흡연, 고지혈증,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만, 스트레스, 운동부족, 고령, 가족력, 뇌졸중 등이다.

박성훈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보통 심근경색 위험인자로 콜레스테롤이 첫 번째로 꼽힌다.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밀도(LDL)콜레스테롤`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심근경색증의 발병 메커니즘은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생기는 성인병 중 하나인 동맥경화증에서 출발한다. 정상 혈관은 깨끗하지만 기름이 끼면 혈관이 좁아진다. 이렇게 좁아진 동맥경화관이 터지면 혈소판 찌꺼기가 혈관을 막게 되고, 심근에 피가 통하지 않아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김정희 을지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증의 발생률은 하루 중 오전 7시께가 가장 높고 남자가 여자에 비해서 4~5배가 많으며 40세 이상의 연령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 겨울철 몸 안 춥게 해 혈압관리

급성 심근경색은 추운 겨울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도 올해 들어 가장 추웠던 날씨가 한몫했다. 전국 50여 대학 및 종합병원이 함께 참여한 `한국인 심근경색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심근경색증 발병은 11월부터 증가해 12월과 1월에 가장 많고 특히 노인들에게서 발생률이 높다.

정명호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추운 날씨에는 혈관 수축 등으로 혈압과 맥박이 올라가 심장발작 및 뇌졸중이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심장병 환자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겨울철을 조심해야 한다.

정명호 교수는 먼저 외출할 때 급격한 온도 변화로 혈압이 올라가지 않도록 모자, 마스크, 목도리를 착용해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식사는 가능하면 육류, 기름기를 줄이고 신선한 야채나 과일, 생선으로 하는 것이 좋다. 운동도 실내 또는 가급적 따뜻한 오후에 가벼운 산책을 하며 꾸준히 해야 한다. 춥다고 너무 위축돼 운동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심장이 약해지고 혈압이나 혈당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 30분 이상 지속되는 가슴 통증 조심

심근경색은 병이 왔을 때 대처요령이 중요하다. 만약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30분 이상 없어지지 않는다면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적절한 진단을 통해 질환이 확인된다면 응급 시술을 받아 막힌 혈관을 바로 뚫어줘야 한다. 보통은 풍선으로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금속그물)를 삽입하는 응급 관동맥성형술을 받아야 한다. 스텐트 삽입술은 세 시간 이내에 받는다면 심근 세포를 완전히 살릴 수 있지만 12시간 이상 지연되면 심근은 더 이상 회복되지 않고 죽게 된다.

심근경색은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를 달리한다. 최소 6시간 안에 시술이 진행돼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시술하더라도 시간이 늦을수록 불리하다. 1시간이 늦을 때마다 사망률이 0.5~1.0%가량 높아지며 증상 발현 후 1시간 안에 시술하면 사망률을 50% 이상 낮출 수 있다. 또 발병 초기에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최소한 24~48시간은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찰이 필요하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스텐트를 넣고 나서도 혈소판이 끼지 않게 하려면 혈소판 억제제와 아스피린, 베타차단제 등을 복용하면서 평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천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흉통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속이 답답한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동시에 식은땀,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급성 심근경색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안 교수는 "심근경색일 경우 막힌 혈관을 즉시 열어줘야 심근의 괴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의심증상이 있으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 응급실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근경색이 왔을 때에는 가능한 한 빨리 의사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병원에 가기 전에 갑자기 심장마비가 와서 심장과 호흡이 멎었을 때는 구강 대 구강 인공호흡법과 심장마사지 같은 심폐소생술의 생명구조법으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또한 목, 가슴, 허리를 조이는 옷을 풀어주는 것이 좋으며 환자 가족은 응급상황을 대비해 심폐소생술을 익혀놔야 한다.

◆ 금연과 절주, 짜고 기름진 음식 피해야

심근경색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위험요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효수 교수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생활요법 등 세 가지를 추천했다. 김 교수는 식이요법으로 소식, 채식, 저염식 등을 실천하라고 주문한다. 운동요법은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운동을 하되, 한 번 할 때는 30분 정도가 좋다. 생활요법은 금연과 이상적 체중 유지, 스트레스 해소 등이 꼽힌다.

박성훈 교수는 "심근경색은 갑자기 확산되는 병이 아닌 만큼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과 같은 심근경색 위험인자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슴통증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협심증이 있을 경우에는 삼차원 CT를 이용한 관동맥조영술을 이용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심근경색 환자는 금연, 절주와 함께 짜고 기름진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2배 이상 높다. 과음 역시 간과 근육을 손상시키고 부정맥과 심근증을 유발하므로 소주 반 병 또는 작은 맥주 1병 정도 가볍게 반주를 즐기는 것이 좋다.

또한 짠 음식은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혈압 상승을 유발한다. 소금은 하루 6g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높은 콜레스테롤은 심근경색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튀긴 음식이나 기름기 많은 육류 대신 콩과 생선을 많이 먹어 콜레스테롤 섭취를 하루 200㎎ 이하로 줄이는 것이 좋다.